영화 아이 캔 스피크는 2017년에 개봉한 작품으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소재로 다루었습니다. 극 중 옥분(나문희)의 미국 의회 증언 장면은 실제 미국 버지니아주 리치먼드의 의회에서 촬영되어 화제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영화 속 위안부 증언자들의 사연은 실제 위안부 생존자들이 직접 겪은 사실에 바탕을 두었습니다.
아이캔스피크 등장인물
나옥분(나문희)
온 동네를 휘저으며 불법 행위를 조사하여 모두 다 민원으로 넣는, 일명 ‘도깨비할머니’라고 불리는 주인공 옥분은 공무원들을 긴장에 떨게 하는 불편한 존재입니다. 거침없고 당찬 할머니라 주변에 그녀를 막을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실제는 위안부 피해자라는 아픈 상처를 가슴에 묻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옥분은 실존 인물인 ‘이용수’ 할머니를 모티브로 만든 역할입니다. 이용수 할머니는 위안부 피해자로 피해 사실을 미국 정치계에 증언한 인물입니다. 할머니는 올해 96살로 여전히 앞장서 위안부 문제에 대한 목소리를 내고 계십니다. 수많은 위안군 피해자들 중 생존해 계신 분들은 열 분도 채 되지 않습니다. 100세를 앞두고 계시지만 한 분이라도 더 살아 계실 때 일본의 진정성 있는 사과를 받아내고자 하는 할머니의 열정만은 여전히 뜨겁습니다.
박민재(이제훈)
철저한 원칙주의자인 9급 공무원으로 후에 7급을 취득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공무원들의 기피대상 1호 민원인 옥분에게 원칙주의를 지킬 것을 강조하면서 서로 기싸움을 벌이지만 시간이 갈수록 까칠한 민원이 이면에 있는 따뜻한 그녀의 모습을 보게 되고, 나중에는 옥분의 숨겨진 사연을 알게 되며 점차 가까워지게 됩니다. 후에 옥분의 영어 공부를 돕게 되고 한 걸음씩 내걷는데 힘과 용기를 주는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 줍니다.
줄거리(결말 포함)
나옥분은 구청에 민원을 넣는 것으로 악명 높은 '도깨비 할머니'라는 별명을 가져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기피하는 대상이기도 합니다. 그런 옥분은 갓 부임한 원칙주의자 박민재가 자신의 민원에도 원칙주의 절차를 내세우며 선을 긋자 불만을 가지며 서로의 관계는 더 얼어붙습니다. 그러던 중 영어를 배우고 싶어 하는 옥순은 주민센터에서 운영하는 수업을 듣고자 하지만 수준이 맞지 않고, 영어학원은 수업을 따라가기 버거워 결국 반에서 쫓겨나게 되고 맙니다. 그러던 중 민재가 원어민과 유창하게 대화하는 것을 본 옥분은 민재에게 영어를 가르쳐달라 부탁하게 됩니다. 민재는 옥분의 부탁을 거절하지만 옥분이 자신의 동생 영재를 손주처럼 따스히 살펴주고 식사도 챙겨주는 모습을 보고 결국 그녀에게 영어를 가르쳐 주기로 합니다. 민재는 옥분이 워싱턴 DC에서 열린 위안부 공청회에서 증언하려는 친구 정심이 병환으로 몸져눕게 되자, 그 꿈을 대신 이어가기 위해 영어를 배우려고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렇게 옥분은 공청회에서 발표할 영어 연설문을 준비했지만 웅장하고 낯선 환경에 압도되어 제대로 입을 열지 못하고 주저하게 됩니다. 사람들이 그런 옥분의 행동에 의구심을 갖기 시작했을 때, 옥분은 관객석에 있는 민재를 보고 용기를 내어 준비한 일본군의 만행에 대한 증언을 거침없이 쏟아내기 시작합니다.
주요 수상내역
나문희 배우는 이 작품을 통해 데뷔 첫 여우주연상을 수상하였습니다. 나의 친구 할머니들도 열심히 해서 그 자리에서 모두 상을 받으시길 바란다는 수상 소감을 보고 가슴 한 켠이 먹먹해졌던 기억이 납니다.
[2017년]
제1회 더 서울어워즈 영화부문 여우주연상 (나문희)
제37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여우주연상 (나문희)
제38회 청룡영화상 감독상 (김현석)
제38회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 청정원 인기스타상 (나문희)
[2018년]
제54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여자 최우수연기상 (나문희)
제55회 대종상 여우주연상 (나문희)
작품성과 연기력 모두 갖춘 영화
위안부라는 민감한 소재를 지나치게 무겁거나 자극적으로 다루지 않았다는 점이 영화의 특징이었던 것 같습니다. 일본군들의 만행과 그 속에서 씻겨지지 않는 고통을 받았던 위안부 피해자들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어 관객들에게 분노와 슬픔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은 위안부 피해자들의 삶과 그런 삶을 살아내는 것조차 힘들었을 그들이 전 세계에 그때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진정성 있게 그려내어 보는 이들로 하여금 더 큰 감동과 국민으로 이 역사를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는 벅차오르는 책임감을 느끼게 했습니다. 특히 위안부 피해자의 삶을 옥분 할머니와 그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 풀어내어서 깊은 공감을 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옥분 그 자체였던 나문희 배우의 내공과 관록이 제대로 묻어난 연기로 감정의 변화들을 관객들이 함께 따라가며 웃고 울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이런 작품성과 연기력 모두 갖춘 의미 있는 작품이 오랫동안 기억되고 이후 세대들에게도 잘 전해졌으면 좋겠습니다.